인터뷰🎙️ 니암 야라기 마이애미대 경영대학원 부교수

지식산업 전반에서 AI의 생산성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그런데 이 효과는 얼마나 지속될 수 있을까?

출처: 브루킹스 연구소 홈페이지

브루킹스 연구소 비상주 연구원인 니암 야라기(Niam Yaraghi) 마이애미대 경영대학원 부교수는 지금의 생산성 향상이 한 세대 이상 지속되지 못할 것이라고 진단한다.

왜 그럴까? 현재 나타나고 있는 생산성 증가는 AI가 존재하기 전에 전문성을 쌓은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것이다. 야라기 교수는 이를 ‘빌려온 전문성’이라 표현한다. 그들이 AI 도구를 잘 다루는 이유는 그동안 판단력을 길렀기 때문이다. 어떤 질문을 던져야 하는지, 어떤 대답이 좋은 것인지, 어디에서 오류가 나기 쉬운지를 그들은 오랜 경험을 통해 안다.

향후 20년 동안 생산성이 지속적으로 향상되려면 새로운 선임 전문가가 꾸준히 배출된다는 가정이 성립해야 한다. 그러나 이 전문가들을 길러냈던 조건들이 잠식당하고 있다.

끈기가 필요한 초기의 훈련 과정이 AI로 대체되고 있다. 개별 기업들은 단기적 이익을 추구하며 신규 채용을 줄이기도 한다. 

해결책은 더 늦기 전에 숙련 파이프라인을 정책적으로 보호하는 것이다. 학교든 대학이든 직업훈련의 장이든 인간의 전문성을 소모하는 게 아니라 계속 키워가도록 만들어야 한다.

<디프레임>은 이와 같은 문제 진단 및 대안을 독자에게 소개하기 위해 야라기 교수와 서면 인터뷰를 했다. ‘빌려온 전문성’이라는 제목의 브루킹스 연구소 논평 내용을 기본으로 하되, 한국 독자를 위한 질의응답도 추가했다.


1. 전문성이란 무엇이라고 정의하시겠습니까? 또한 유능한 지식노동자는 일반적으로 어떤 과정을 거쳐 양성됩니까?

전문성이란 현실의 불확실성 속에서 올바른 결정을 내리는 능력입니다. 문제의 틀을 정확히 설정하고, 겉보기에는 깔끔하고 그럴듯한 답이라도 잘못되었음을 감지할 수 있어야 해요.

선임 파트너 변호사는 계약서를 꼼꼼히 읽기도 전에 그 안의 문제를 알아차립니다. 그런 경지에 이를 수 있었던 것은 아무런 도움을 받지 않고 사건들을 직접 다뤄 보고, 실수하고, 잘못을 교정받는 과정을 거쳤기 때문입니다. 주니어 애널리스트가 작성한 보고서가 혹독한 비판을 받고 다시 작성되는 과정, 바로 그것이 훈련입니다.

2. 전통적으로 전문성이 길러졌던 조건들이 변화하고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현재 어떤 변화들이 관찰되고 있습니까?

출처: 브린욜프손, 찬다르, 첸의 연구

두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 신입 사원 일자리가 사라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브린욜프손, 찬다르, 첸의 연구에 따르면 AI에 가장 많이 노출된 직종에서 22~25세 청년층(미국)의 고용이 약 16% 감소한 반면, 중장년층 근로자는 영향을 받지 않았습니다.

둘째, 신규 채용된 지식노동자들이 AI를 활용해 업무를 수행하게 되면서, 신입사원을 훈련시켰던 힘든 과정이 눈에 띄지 않게 생략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병변의 위치를 정확히 파악하기 전에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감지하는 방사선 전문의를 생각해보세요. 그 전문의는 아무런 도움도 받지 않고 수천 번의 판독을 해낸 끝에 그런 능력을 구축했습니다. 그러나 첫날부터 AI에 의존해 이상 징후를 찾아내는 신입 전문의는 그런 능력을 영영 키우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프로그래밍에서도 비슷한 패턴이 보입니다. 하드웨어 가격이 저렴해지자 효율적인 코드를 작성하는 기술은 몇몇 좁은 분야에서만 살아남았습니다.

AI는 훨씬 더 큰 제약, 즉 문제를 깊이 고민할 필요 자체를 없애버립니다.

3. 지금과 같은 상황이 계속된다면, 현재 AI가 이끄는 생산성 향상이 한 세대 안에 멈추게 될 수 있다고 지적하셨습니다. 그러한 주장의 근거는 무엇입니까?

누구의 생산성이 향상되는지를 보십시오. 고객서비스 관련 연구에서 초보자의 성과는 34% 향상된 반면 숙련도가 가장 높은 이들의 성과는 거의 변함이 없었습니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의 컨설턴트 대상 연구에서도 동일한 결과가 나타났고요.

AI는 최고로 일을 잘하는 사람들의 암묵지를 포착해서 다른 모두에게 전달합니다. 그러니까 지금의 생산성 향상은 이런 도구가 존재하기 이전에 훈련받은 전문가들에게 의존하고 있습니다. 그 인력 자원은 점차 은퇴하고 있으며, 그 자리를 메울 인재 파이프라인은 가늘어지고 있습니다.

현재의 호황은 미래의 성과를 현재로 당겨온 것이기도 합니다.

4. 개별 기업들이 신입·초급 인력 채용을 최소화하기로 결정한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기업의 의사결정자들에게는 어떤 조언을 해주시겠습니까?

개별 기업의 결정만 놓고 보면 합리적입니다. 하지만 모든 기업이 신입 채용을 중단한다면, 업계 전체에서 숙련된 인재 파이프라인이 텅 비게 되고, 15년이 지나면 기업이 필요로 하는 전문인력을 영입할 곳도 사라집니다.

이는 어느 한 기업이 단독으로 해결할 수 없는 ‘조정 실패(coordination failure)’ 문제입니다.

저의 조언은 다음과 같습니다. 신입사원 교육을 자본 투자로 바라보고, 경력 초기 단계의 교육 과정에 AI를 배제한 실무 훈련 과정을 포함시키며, 업계 및 자격 인증 기관과 협력하여 대응하십시오. 당장 이번 분기의 생산성과 향후 10년의 역량 확보 사이에는 실질적인 상충관계가 존재합니다. 이를 외면하지 마십시오.

5. 이는 사람들이 노동시장에 진입하기 전에 전문성의 토대를 어떻게 형성하는가라는 문제로도 이어집니다. 교육 현장에서 LLM은 인간의 인지 능력 발달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보십니까?

계산기는 적절한 학습 틀을 제시합니다. 손으로 직접 계산하며 익히고, 도구 없이 스스로 테스트를 해보고, 오답을 인지할 수 있게 되면 그때 도구를 활용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인공지능은 (계산기와) 세 가지 면에서 다릅니다. 계산기는 자기 영역 내에서는 정확하지만, 언어 모델은 자신 있게 답을 제시해도 틀릴 수 있습니다. 그 오류를 찾아내려면 해당 영역에 대한 지식이 있어야 합니다.

또 계산기는 사용자가 선택한 연산만 수행하지만, 언어 모델은 프레임을 어떻게 잡을지까지 정해버립니다.

그리고 편의성의 격차는 엄청납니다. 계산을 몇 초 빨리 끝내주는 것과 에세이 전체를 써주는 것을 비교해 보세요. 

AI가 인지 효과에 미치는 장기적 영향에 대해서는 아직 증거가 부족합니다. 하지만 읽기, 쓰기, 그리고 기본적인 추론 능력은 (학생들이) 나중에 하게 될 모든 일의 토대가 되며, 이 능력들은 오직 도움을 받지 않을 때만 길러집니다.

6. 교육 분야의 AI 정책이 어떤 방향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순차적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저학년 과정에서는 핵심 교과 수업에서 인공지능을 최대한 배제하고, 고등학교에서는 인공지능 도구 없이도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음이 입증된 후에 감독 하에 인공지능 사용을 사용해야 합니다.

윤리를 가르치듯 AI 리터러시를 가르쳐야 합니다. AI 시스템이 어떻게 작동하며, 어떤 원인으로 실패하는지, 어떤 영향과 윤리적 문제로 이어지는지 등을 교육해야 합니다.

교사들이 중요한 제약 조건이니, 교사들에게 투자하십시오. 의사, 변호사, 엔지니어, 회계사 등의 자격을 인증하는 단계에서는 인공지능을 사용하지 않는 평가를 의무화해야 합니다.

또한 정부 조달을 활용해 도구의 방향을 설정할 수 있습니다. 정답을 제공하기보다 학습의 발판이 되어주는 도구를 요구해야 합니다. 시장이 스스로 그런 도구를 만들지는 않으니까요.

7. 정부는 연구개발(R&D) 지원 정책을 설계할 때 무엇을 염두에 두어야 할까요?

정부의 자금이 진정한 참신함에 보상하는지, 아니면 AI를 활용한 지식의 재조합에 보상하는지 따져보십시오. AI는 정상과학에서 탁월한 능력을 발휘하지만, 평균을 높이고 격차는 좁힙니다. 도시와 하우저의 연구에 따르면 AI 사용으로 집단의 아이디어 다양성이 약 10% 감소했습니다. 혁신은 주변부에서 나오기 때문에, 이건 좋지 않은 현상입니다. 

과학기술, 보건의료 등의 연구개발을 지원하는 기관들은 연구 제안서에 새로운 프레임이 담겨 있는지 확인하는 평가 범주를 시험적으로 도입해보기를 권합니다. 패러다임 전환에 언제나 뒤따르는 위험을 감수하고 오랜 시간을 투자하는 소규모 프로그램에 자금을 지원하십시오.

8. 최근 AI 발전의 속도는 매우 이례적입니다. 앞으로 10년에서 20년을 내다볼 때, 인간의 일의 미래에 대해 전반적으로 낙관하십니까, 아니면 비관하십니까?

조건부 낙관론 입장입니다.

AI는 스스로 목표를 설정하지 않습니다. 목표는 사람들이 정하고, AI가 내놓는 결과물을 바탕으로 사람들이 행동해야 합니다. 그래서 기술적 발견의 속도가 빨라질수록 판단에 대한 수요도 증가할 것입니다.

앞으로 희소한 능력은 기계가 틀렸을 때 알아차리는 능력이 될 것입니다. 제가 우려하는 점은 이런 능력을 갖추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거죠. 우리가 그런 능력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을지 여부는 향후 5~10년 동안의 채용과 교육이 결정합니다.

9. 한국인들은 AI를 긍정적으로 보면서도, 한편으로는 경쟁에서 뒤처지거나 자신의 일자리가 AI로 대체될 수 있다는 불안을 느끼고 있습니다. 한국 독자에게 특별히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요?

가장 큰 위험에 처할 사람들은 경력 초기에 자기 능력을 키워줄 업무를 AI에게 맡기는 사람들입니다. 그렇게 하면 결국 기계가 가장 잘하는 일인 정보 검색 및 추출 능력만 남게 되니까요. 따라서 먼저 도구의 도움 없이 어려운 과제를 직접 수행해 본 뒤에 도구를 활용해야 합니다.

기업 경영진에게 당부합니다. 분기별 실적 지표가 부정적이더라도 신입사원 교육을 멈추지 마십시오. 한국은 교육을 잘 받은 인적 자원을 보유한 반면 청년 인구는 감소하고 있어, 숙련된 청년 인재 한 명 한 명이 더욱 귀합니다.

다른 나라들이 기존의 전문성을 소진하는 동안 꾸준히 전문성을 축적해 나가는 나라가 경쟁 우위를 점하게 될 것입니다.


📑 참고 

Borrowed expertise: Why AI’s productivity boom may not survive the generation that built it | Brookings
Niam Yaraghi warns AI’s productivity gains rely on expertise that today’s tools may stop future workers from developing.
Repaying the inheritance: How education and research policy can address AI’s borrowed expertise | Brookings
Niam Yaraghi discusses how education should change amid a tension between short-term productivity and long-term cognitive development.

인터뷰 원문(영문)

  1. How would you define expertise, and how are capable knowledge workers typically trained?

Expertise is the ability to make good decisions under real uncertainty: to frame a problem correctly and to sense when a clean-looking answer is wrong. A senior partner spots the issue in a contract before reading it carefully. She got there by working through cases unaided, getting things wrong, and being corrected. The junior analyst's memo that gets torn apart and redrafted is the training.

  1. You have argued that the conditions under which expertise has traditionally been cultivated are now changing. What changes are being observed?

Two things. Entry-level jobs are disappearing: Brynjolfsson, Chandar, and Chen found a roughly 16% relative employment decline for 22-to-25-year-olds in the most AI-exposed occupations, with older workers unaffected. And the juniors who are hired do the work with AI, so the struggle that built them gets skipped, invisibly. A radiologist who senses something is wrong before locating the lesion built that over thousands of unaided reads; a trainee with AI flagging findings from day one may never build it. Programming shows the pattern: once hardware got cheap, the craft of efficient code survived only in niches. AI removes a much bigger constraint, the need to think the problem through at all.

  1. You also suggested that current AI-driven productivity gains will come to a halt within a generation if things continue as they are. What is the reasoning behind that argument?

Look at who gains. In the customer service study, novices improved 34% and the most experienced barely moved; the BCG consultant study found the same. The AI captures the tacit knowledge of the best people and hands it to everyone else. So the gains rest on experts trained before these tools existed. That stock is aging out, and we're thinning the pipeline that replaces it. The boom is partly a transfer from the future to the present.

  1. What might happen if each individual company decided to minimize entry-level hiring? What advice would you offer to corporate decision-makers?

Each firm's decision is rational alone. But if every firm stops hiring juniors, the industry's senior pipeline empties together, and in 15 years there's nowhere to recruit the expertise you need. It's a coordination failure no single firm can fix. My advice: treat junior development as a capital investment, build AI-free developmental phases into early-career training, and work through industry and licensing bodies. There is a real conflict between this quarter's productivity and a decade's capability. Don't pretend otherwise.

  1. This also raises a question about how people develop the foundations for expertise before they enter the workforce. In education, what impact do you believe LLMs are having on the development of human cognitive abilities?

The calculator gives the right template: learn by hand, test without the tool, introduce it once you can recognize a wrong answer. But AI differs in three ways. A calculator is correct within its domain; a language model may be confidently wrong, and only domain knowledge catches it. A calculator executes the operation you chose; a language model also chooses the framing. And the convenience gap is huge: seconds of arithmetic versus an entire essay. We lack long-run evidence on cognitive effects, but reading, writing, and basic reasoning are the substrate for everything later, and they only get built unaided.

  1. In what direction do you think AI policy in education should develop?

Sequence it: early grades largely AI-free in core academic work, supervised use in high school once competence is shown without the tool. Teach AI literacy like civics: how systems work, how they fail, their effects, the ethics. Invest in teachers, which is the binding constraint. Require AI-free assessment at the credentialing stage for doctors, lawyers, engineers, and accountants. And use procurement to demand tools that scaffold learning rather than hand over answers, since the market won't build them on its own.

  1. What should governments keep in mind when designing R&D support policies?

Ask whether your funding rewards genuine novelty or AI-assisted recombination. AI is superb at normal science, but it lifts the average and narrows the variance: Doshi and Hauser found collective idea diversity fell about 10% with AI. Innovation comes from the tail, so that's a bad trade. Pilot review categories at NSF, NIH, and their counterparts that weigh whether a proposal introduces a new frame, and fund small programs for the risky, slow work paradigm shifts have always required.

  1. The pace of recent AI development is extraordinary. Looking 10 to 20 years ahead, are you broadly optimistic or pessimistic about the future of human work?

Conditionally optimistic. AI has no goals of its own; people set them and have to act on what it produces, so demand for judgment grows as discovery speeds up. The scarce skill will be knowing when the machine is wrong. My worry is that this skill is built slowly, and the next five to ten years of hiring and education decide whether we'll have enough of it.

  1. Many Koreans are optimistic about AI, yet they are also anxious about falling behind or being replaced by AI in their jobs. Is there anything you would particularly like to say to Korean readers?

The people most at risk are those who let AI do their developmental work early, because that leaves them with retrieval skills, which is exactly what the machine does best. So do the hard version first, unaided, then use the tool. Employers: keep training juniors even when the quarterly numbers say otherwise. Korea has a superbly educated workforce and a shrinking young population, which makes every trained young person more valuable. A country that keeps building expertise while others spend theirs will be in a strong position.